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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으로 혁신 꿈꾸는가? ‘조직천재성’ 끌어낼 리더가 필요하다”

211호 (2016년 10월 l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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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장윤정

Article at a Glance

 “좋은 리더와 혁신을 이끌어내는 리더는 다르다. 더 이상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는 통하지 않는다.” 조직행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린다 힐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혁신을 거듭하는 조직을 살펴본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진 현 경영환경에서는 리더는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천재성을 끌어내는 설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비전을 제시하고 강요하는 대신 리더들이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과 마찰을 끌어내고, 아이디어를 재빨리 실천하고 수정하도록 만들며, 이를 토대로 아이디어를 통합해 이끌어내야 한다는 게 힐의 메시지다.

 

 

편집자주

이 기사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노서영(칭화대 국제정치학과 3학년)씨와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씨가 참여했습니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조직개편에 나서는 이유는 변화, 더 나아가서는혁신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개편이 혁신을 불러오기는커녕 도리어 그 기업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가치를 훼손시키거나 조직문화에 혼란을 주는 경우도 적지않다.

 

그렇다면 혁신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 30년 가까이 하버드경영대학원에 몸 담아온 세계적인 석학 린다 힐(Linda Hill) 교수는 신중하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중요한 것은 기계적인 조직개편이 아니라 결국 리더십이라고 답했다. 창의성이 생명인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부터 자동차, 럭셔리 등 업계를 막론하고 혁신을 반복하는 놀라운 조직에는 조직개편의이 아니라남다른 리더십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올해 세계 10여 개국의 조직을 연구해 경영자의 리더십을 분석한 <혁신의 설계자(Collective Genius)>를 출간한 힐 교수가 말하는남다른 리더십은 과거 그의 저서 <보스의 탄생>에서 말했던 리더십과는 다소 달라져 있었다. 당시 힐 교수는 자기 자신과 인맥, 팀을 잘 관리해야 단순히 괜찮은 보스를 넘어 훌륭한 보스, 관리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5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2016, 그는 이제 혁신을 이끄는 게 아니라 조직구성원이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을 깔아주는 게 리더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진입하는 등 경영환경이 달라지자 결국 기업들에 필요한 리더십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학부에서는 심리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는 교육심리학과 행동과학을 공부한 그는 인터뷰 내내공동체 의식’ ‘초심’ ‘책임감등 조직 구성원들의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엔 조직이라고 하는 것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효율적인 조직을 만든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움직여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힐 교수와 나눈 문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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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힐은 조직행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다. 리더십 개발, 역량관리, 변화 및 혁신 리더십, 글로벌 전략 실행, 조직관계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컨설팅 및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GE, 엑센추어, 화이자, IBM, 마스터카드, 미쓰비시, 모건스탠리, 쿠웨이트국립은행 등 세계 굴지의 조직들과 일했다. 공저인 <보스의 탄생(Being the Boss)> 2011년 비즈니스위크 선정 ‘5대 경영 필독서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3년에는세계 경영사상가 50 10대 사상가에 선정된 바 있다.

 

많은 CEO들이 조직개편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회사의 실적을 향상시킬 것이란 믿음하에서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하지만 조직개편이 때때로 회사의 가치를 파괴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조직이 슬럼프에 빠져 있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 때때로 조직개편 등으로 조직을흔들어줘야 한다. 사실 어떤 조직에 익숙해지다 보면 그 조직에 맞춰 습관이 형성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변화를 꾀하고 리프레쉬(Refresh)하기 위해서라도 조직개편이 필요하고, 이 같은 변화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너무 잦다보면 이것이 사람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다. 변화가 계속되다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은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가 아니라현재의 조직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검토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쓰게 된다.

 

조직개편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은 우리가 한순간,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조직을 바꾸는 일에 집중하다보면 때때로밸런스(balance)’가 흐트러지는 일이 발생한다. 조직 매트릭스를 바꾸고,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는 등 그렇게 조직개편에 신경을 쓰다보면 비용관리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물론 반대로 비용관리에만 집중하다보면 조직구조의 합리성 등을 신경 쓰기 힘들지만 말이다. 한 이슈에 집중하면 다른 이슈들은 잊힐 수밖에 없다.

 

게다가 조직개편을 하려고 해도 알맞은 조직구조를 찾는 것도까다로운 작업이다. 위에서 말한 대로 여러 가지 이슈를 동시에 고려하기 힘든 상황에서 비용과 성장성 등 여러 이슈를 함께 고려해 어떤 조직 매트리스가 가장 잘 맞는지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경영환경은 다이내믹하게 하루하루 시시각각 바뀌어 가정답이라고 생각한 조직구조가 사실은 적합하지 않은 조직구조인 경우도 왕왕 있다. 또 때때로 실적을 내는 데 집중하다보면 정작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용감한 혁신에 나서기 어려워진다.

 

 

팀을 자르고 붙이고 하는 일도 기업들이 굉장히 자주하는 일이다. 혁신을 원하는 기업들의 경우, 큰 그룹에서보다 작은 그룹에서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고 혁신이 더 손쉬울 것이란 생각에 그룹을 쪼개기도 한다. 이렇듯 다들어떻게 할 것이냐를 고민하고 있는데, 과연 팀을 쪼개는 일이 정답일까. 동료 연구자 에이미 에드먼드슨(Amy Edmondson)은 이것과 관련한이란 책을 저술했는데 굉장히 흥미롭다. 사실 고전적 조직이론에서는 팀이란 조직도에 존재하는 고정된 그룹으로, 팀 간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과업을 잘 설계해 팀원을 신중하게 뽑은 후 관리해야 한다. 또 팀을 적절하게 설계한다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현실은 달라졌다. 그 같은 팀을 구성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뿐더러 기존의 고정된 팀이 해결하기 쉽지 않은 임무들이 출현하고 있다.1

에드먼드슨은 전통적인 팀이 아니라 각각의 프로젝트에 맞는 사람들을 불러서 일시적으로 한데 모았다가 일이 끝나면 이를 쪼개 다시 다른 그룹과 합치는 식의 티밍(teaming)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가 조직을 만들어내는 데 더 유동적이고 유연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효율적인 조직개편을 위해서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가.

 

조직개편을 실행함에 앞서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회사가 실행하고자 하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맞춰 조직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략과 조직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만약 당신이 새로운 전략으로 옮겨간다면 조직의 디자인도 바뀌어야 한다. 이미 현재의 조직은 새로운 전략에는 맞지 않는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동료 학자인 마이클 터슈먼(Michael Tushman)은 조직이양손잡이가 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치 양손으로 글을 쓰는 것처럼 현재의 전략을 제대로 수행할 조직을 구축해 활용하는 한편 그와 동시에 미래 전략이 무엇이 돼야 하는지를 계속해서 탐색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조직이 현재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다음 스텝, 다음 전략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구글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당신도 알다시피 구글은 지난해 8월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출범했다. 이렇게 조직을 개편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모 회사를 두고 구글 등 다양한 사업 부서를 독립된 형태로 떼어내기 위한 까닭이 클 것이다. 이렇게 떼어냄으로 해서 각각의 사업체들이 자신들의 전략에 맞는 조직구조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검색 엔진은 검색 엔진으로서의 전략에 맞는 조직 형태로 가고, 자동차 공유 부문은 그에 맞게끔 가는 것이다. 이게 그들이 지주회사를 출범해 부문별로 쪼갠 이유다. 각각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조직 디자인을 찾을 수 있게 됐고, 이로써 공동의 목표를 더 강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조직구조비즈니스 전략은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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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혁신의 설계자>에서 혁신을 거듭하는 조직들을 연구했다. 이들 조직의 공통적인 특성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혁신을 반복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까.

 

이들 조직은 크게 3가지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일단창조적 마찰이 첫 번째 요소다. 창조적 마찰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서로 경합할 수 있는()’을 만드는 능력이다. 보통 해결책은 한 사람의 머리에서 떠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의 의견, 갑론을박의 토론을 지렛대 삼아 창출된다. 따라서 건강하고 활발하게 토론이 이뤄지는 영역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 이때 조직은 활발한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쏟아지도록 조직원들을 풀어놓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경쟁되고 때론 충돌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여러 대안이 경쟁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픽사는일일 점검회의를 만들어 제작 담당자들이 모여 진행과정을 검토하고 논의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구글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넓은 공간에전략회의실을 마련하고 몇 주일 혹은 몇 달씩 그곳에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논의한다.

 

‘창조적 민첩성도 중요한 요소다. 경쟁을 거쳐 대안이 떠올랐다면 각각을 실험하고, 재빨리 피드백해서 조정해나가야 한다. 그러한 면에서창조적 민첩성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와 유사하다. 당신이 생각하는 해법을 적용해보고, 공부하고, 다시금 길을 계획하는 것. 혁신에 불가피하게 시행착오와 잘못된 시작, 심지어는 실패가 따를 수 있는데 창조적 민첩성은 이를 재빨리 교정하고 계속해서 함께 나아가 결국 혁신적인 해법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마지막은창조적 통합이다. 이것은 조직이 어떻게 의사결정의 내리느냐에 관한 문제인데, 결코 간단치 않다. 보통 혁신적인 해결책은 완전히 새로운 한 가지 아이디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마찰과 창조적 민첩성을 통해 찾아낸 여러 아이디어들을 잘 통합하는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들의 통합은 특정 그룹이나 사장, 한 명의 전문가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따라서 인내가 필요하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또다시 탐색되고, 결합되고, 새롭게 진화하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정에서의 의사결정은 굉장히 명확하고도 투명한규칙을 따라 이뤄져야 한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때 그것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일종의을 만들어놓아야 갈등을 건설적이고도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다.

 

 

 

충돌이 혁신을 일궈내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한국 기업들의 조직문화 때문인지 구성원들이 의견을 털어놓고, 때론 갈등을 겪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연구를 위해 일본에 잠시 머무르고 있는데 일본의 실무 경영진을 만나서 자주 대화를 나눴던 주제도 이것이다. 사실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체면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의 생각이나 동료의 생각에그건 아니다라고 반기를 들고 갈등을 겪는 것이 조직의 문화상 쉽지 않다. 아시아의 회사들이 창조적 갈등을 더 겪어나가길 원하지만 그것이 꼭 실리콘밸리의 방식일 필요는 없다. 목적은 같더라도 이를 행하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아시아에 맞는창조적 갈등이면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끌어내고 조율하는 아시아권의 리더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차이를 지적하고 확대하기보다는 부하직원들이 당황스럽거나 체면이 상하지 않도록 관점을 차이를 완곡하게 돌려 알려줬다. 미국에서는나는 너에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아시아권에서는 조금 더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한 아시아권 CEO가 나에게 고민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는 회사 분위기가 워낙 위계적이다 보니 직원들이 대화를 할 때도 자신의 옆에 앉기보다는 서서 대화를 하는 쪽을 편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밝힌 해법은 비행기에 탑승할 때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비행기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나란히 앉아서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사무실에서보다 훨씬 격의 없이 위계를 뛰어넘어동료처럼대화가 가능하다는 것.

 

인도기업 HCL테크놀로지도 연구를 했었다. 인도의 경우, 학교의 교육 스타일도 굉장히 위계적이다. 선생님이 뭔가를 가르치면 그것을 모두 따라서 암송하는 문화다. 그런 문화권에서 성장한 직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갈등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HCL CEO 비닛 나야르는 직원들이 토론을 하고 의견을 밝히기까지 수년 동안 계속해서 직원들을 독려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에 직원들이 CEO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던당신과 나섹션을 수정, ‘나의 질문’이라는 코너를 새로 만들었다. 그도 직원들에게 질문을 던져 직원들이 의견을 낼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 것이다. 여기에나의 청사진이란는 포털을 만들어 직원 누구나 자신의 사업제안서를 올릴 수 있게 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HCL 내 직원들은 사업제안을 올리고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기 시작했다.그는 3년이 지나서야 서서히 직원들의 마인드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 조직의 혁신역량(창조적 마찰, 창조적 민첩성, 창조적 통합)을 키우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혁신적인 조직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리더십을 강조했는데 혁신조직의 리더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존재하는가? 그들의 리더십을 설명해달라.

 

리더 개인들의 국적, 업종,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스타일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광범위한 분야의 회사를 직접 연구해보니 혁신을 이끌어내는 리더는 일반적인훌륭한 리더와는 달랐으며 확실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그들은 비전을 가지고 있지만 단순히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에만 그치지 않는다.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조직원들에게 이를 따르라고 고취하는 역할만 하는 대신 그들은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이 합께 협업함으로써 혁신적인 결과물이 가능하게끔 만든다. 왜냐면 이들은 가장 혁신적인 작업이라고 하는 것은 다양한 관점,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협업이 가능한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고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데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리더들이나를 따르라고 외칠 때 이들은 조직원들이 협업에 나설 제대로 된 문화, 조건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조직원들의 의지일 것이다. 어떻게 리더가 조직원들의 혁신의지를 고취시킬 수 있는가. 조직원들의 혁신의지가 꺾이려고 할 때 어떤 식으로 영감을 불어넣어야 할까.

 

우리가 조직들을 연구하면서 굉장히 흥미로웠던 점은 조직원들의 혁신의지를 고취시키는 이 같은 리더들이 굉장히 요구사항이 많고 까다로우면서도(demanding) 관대하다(generous)는 점이었다. 바로 이 같은 관대함이 직원들로 하여금 리더를 믿고 혁신이란 도전을 지속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자발적인작업이다. 당신이 직원들로 하여금 혁신을 이뤄내라고 강제하거나 명령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당신은 당신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뭔가 다같이 함께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조직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혁신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조직문화에 달려 있다.

 

아래 4가지 가치는 조직문화에 꼭 심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바로도전적 야망(bold ambition)’ ‘학습(learning)’ ‘협업(collaboration)’ ‘책임감(responsibility)’이다. 혁신을 원한다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원하는 것과 회사가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목표에 대한 거침없는 야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협업을 위해서는 목표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하게 목표가 공유돼야 우리가 왜 일을 하며, 그 일이 중요한지를 알고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또 조직원들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조직원들이 진정으로 조직을 염려하고, 조직이 세운 목표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그들이 각자의 과업에도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리더가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질문에 답을 하기보다는 질문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혁신의 원천으로 보고 그들에게 권한을 넘겨주라고 했다. 이것이 리더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소지는 없나.

 

사실 우리는 리더들이 모든 대답을 갖고 있기를 기대할 때가 있다. 솔직히 말해 당신이 혁신을 원하고 조직을 변화시키려 할 때 당신도 대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 뭔가 새로운 것,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것을 원할 뿐솔루션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그리고 대다수의 혁신은 원샷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뭔가를 고안해내고, 공부하고, 적용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혁신은 계획할 수도, “이쪽으로 가자고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물론 당신의 보스 역시 방향성을 모르고 있다는 일이 걱정을 자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이 보이지 않아야 뭔가를 깨부수고 나갈 수 있다. ‘혁신이라고 하는 것이 감정적으로나 지적으로나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리더들은 답을 주진 않되 사람들이안전하다는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때론 실수를 하더라도 내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사람들이 리스크를 무릅쓰고 아이디어를 던져볼 수 있다.

 

 

조직의 형태나 리더십 측면에서 인상적인 한국 기업이 있었는가.

 

최근은 아니지만 몇 년 전 MCM 사례를 연구한 적이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을 위한 라인을 론칭하기 시작할 때였는데 김성주 회장은 국제적인 관점을 가진글로벌 노마드를 꿈꾸는 대중들에게 초점을 맞춘 상품을 만들겠다는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한국 시장은 변화에 굉장히 예민한 복잡한 마켓이다. 한국에서 성공적인 회사를 일구고자한다면 기술에도 예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미디어와 웹, 마켓이 움직이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을 주시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최근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거의 모든 럭셔리 브랜드들이백팩을 출시했다는 것이다. MCM이 이미 오래전부터 백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을 기억하는가? 나는 이것이글로벌 노마드를 위한 상품을 만들어낸다는 전략의 일환이자 여성의 두 손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익숙하고 수년 전 인기를 끌었던 백팩이 이젠 거의 모든 럭셔리 브랜드에서 차용되고 있다. 심지어 샤넬까지, 모든 브랜드들이 백팩을 내놓고 있다. 백팩으로 여성을 더 자유롭게 하겠다는 MCM의 목표가 통했고, 그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도 동참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당신이 말하는설계자형리더십이 최근 들어 더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리더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일단 혁신이 무엇인 것인지에 대해서부터 생각해보자. 뭔가 유용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혁신이다. 그런데 경영환경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제 회사들이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이 필수사항이 됐다. 계속해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지독한 현실이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지속적인 혁신이 더 이상나를 따르라고 이끌어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사무실에 이미 앉아있으며, 앞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될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단순히 리더를 따르기보다는 일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며, 협업하기를 원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강하게 이끄는 리더가 아니라 개개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를 모아 혁신으로 나아갈 길을 설계해가는 리더가 필요하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생각해볼 문제

 

 

1. 당신의 조직은 조직 전체의 목적과 왜 그것을 이뤄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공유하고 있는가. 그 같은 목표의 공유가 조직 공동체의 일부라는 소속감과 책임감을 가지는 데 도움을 줬는가.

 

 

2. 린다 힐 교수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때론 충돌하는 건설적인토론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아직 지위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토론이 익숙지 않은 한국의 경영환경에서 그 같은 의견제시의활성화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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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설계자: Collective Genius>에 소개된 주요 혁신 사례

 

 

 

혁신을 계속하는 조직을 만들려면창의적 인재몇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들이 있어도 이들이 작업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낸다면 소용이 없다. 모든 구성원들로 하여금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고 서로 협업하게 함으로써부분의 합이상을 이끌어내야 혁신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힐 교수의 메시지다. 책에 소개된 주요 혁신사례를 소개한다.

 

 

픽사: 마찰은 협업의 핵심 동력

2008년 픽사는카툰의 렌더링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개봉일이 다가오며 장비를 사거나 작업을 연기하는 등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격한 논쟁 끝에 픽사는 처음에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일축했던 디즈니의 컴퓨터를 빌리는 아이디어를 선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단위 시스템 장비를 빌려서 운송하고,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작동시켜 일정을 맞춰냈다. 이렇듯 창조적 마찰의 본질은 수많은 아이디어가 경쟁하는 가운데 최상의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논쟁과 의견충돌이 따를 수 있다.

 

 

구글: 혁신의 핵심은융합

2006년 구글의 두 엔지니어팀빌드간에 저장용량을 늘리는 방안을 둘러싼, 이른바자료 저장전쟁이 벌어졌다. 두 팀이 최상의 해결책을 찾기 시작한 후로 2년이 지난 시점, 당시 구글의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이었던 빌 코프란은 결정을 내려야 했다. 두 팀 모두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고 단기적으로 조금 나은 대안이 있을 뿐이었다. 코프란은팀의 아이디어를 택했다. 그러나빌드팀의 아이디어 가치를 인식하고 잠재적 대안으로 남겨뒀다. ‘빌드팀에게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게 했다. 덕분에 훗날 구글은 장기적으로 고용량 시스템 개발에 큰 진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

 

 

펜타그램: 공유가치와 룰의 중요성

펜타그램은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모여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조직이다.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자율과 혜택을 포기하면서까지 펜타그램으로 모이는 이유는좋은 디자인으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다는 공동의 목적과협업’ ‘끊임없는 학습과 같은 가치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공유가치를 기반으로 무엇을 할지 우선순위가 결정됐다. 펜타그램에는 ‘1년에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한다’ ‘새로 영입한 디자이너는 2년간의 수칙을 거치게 한다와 같은 명확한행동규칙도 존재했다. 펜타그램은 조직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유가치와 구성원 간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는 행동규칙이 탁월했다.

 

 

IBM: 혁신리더 육성의 중요성

IBM을 통해 혁신리더의 자질과 리더를 키우는 방법을 알 수 있다. IBM의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인 스티브 클뢰블렌은 IBM의 기술로 개발도상국이 가지는 각종 문제를 해결해보자며 WDI(World Development Initiative)라는 별도 팀을 만들었다. 클뢰블렌은 큰 방향만 정할 뿐 어떻게 목표를 실현할 것인지는 구성원들에게 직접 생각하게 했다. 대다수 기업의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은 기존의 직위 체계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클뢰블렌의 리더십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었다. 이러한 자발성이 클뢰블렌의 리더십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성이다. WDI는 현재 글로벌 네트워크로 성장했으며 무엇보다 전 세계 지사에서 제 몫을 다하는 혁신리더들을 키워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19호 App Economy 2017년 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