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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스필오버. 손해 아닌 윈윈 지름길

217호 (2017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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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수
무엇을 왜 연구했나?

스필오버(spillover)는 특정 현상이나 혜택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학에서 기원한 용어지만 경영학에서 기업 지식의 확산을 설명할 때도 사용된다. 지식의 스필오버는 한 기업이 만든 지식이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하며 기업의 의도와 상관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 연구에선 지식을 만든 ‘발신 기업(originating firm)’ 입장에서 스필오버는 무조건 손해라고 여겼다. 애써 개발한 지식과 그로 인한 가치를 ‘수신 기업(recipient firm)’들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지식의 스필오버가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자사의 전기 차 특허를 의도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전기 차 생태계를 확장하고 산업의 표준을 테슬라의 지식과 기술에 맞추려 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는 스필오버된 지식이 많을수록 발신 기업의 후속 혁신이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본 연구는 최근의 연구 흐름을 확장해 발신 기업이 언제 스필오버된 지식을 활용하는지에 대해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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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기업은 기존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던 분야의 지식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흡수해 혁신을 창출할 수 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각각 장단점이 있다. 우선 기존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식은 혁신을 만드는 과정이 효율적이고 쉽다. 하지만 이 방식만 고집하다보면 자칫 ‘능숙함의 덫(competency trap·원래 하던 일을 능숙하게 하면 할수록 새로운 일은 기피하고 기존 전문성에만 의존하려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 반면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혁신을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시행착오 과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혁신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의 저자들은 혁신을 이루는 데 있어서 기존 전문성이나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활용하는 이 두 가지 방법 외에 제3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바로 발신 기업에서 스필오버된 지식을 기반으로 수신 기업이 만든 새롭게 만든 혁신을, 발신 기업에서 또다시 응용해 후속 혁신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본 연구는 이를 ‘스필오버된 지식 풀’을 활용한 혁신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스필오버된 지식 풀을 활용하는 방법은 단순히 기존 지식이나 새로운 지식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가진 단점을 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먼저, 수신 기업이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혁신을 만드는 과정을 거쳤기에 시행착오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수신 기업이 만든 혁신이 원래 발신 기업의 지식에 뿌리를 둔 것이기 때문에 발신 기업이 수신 기업의 혁신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또 다른 혁신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본 연구의 저자들은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발신 기업이 수신 기업의 혁신을 참고하는 경향성이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즉, 시장의 성장성은 낮고, 수요 변동성은 크고, 시장 경쟁정도는 심할수록 스필오버된 지식을 더 많이 활용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통신장비 제조산업의 87개 기업을 대상으로 각 기업의 1977년부터 2005년까지의 혁신 활동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는 예상한 가설을 모두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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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많은 경영자들이 새로운 분야에서 지식을 쌓고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분야의 인재를 채용하거나 제휴, 인수합병(M&A), 사내 벤처캐피털(CVC) 등의 전략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본 연구는 지식의 스필오버가 기존 지식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외부의 불확실성으로 리스크가 커져 새로운 분야에서의 혁신을 시도하기 힘들 때일수록 스필오버된 지식 풀이 발신 기업의 혁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발신 기업 입장에선 손해라 여겨졌던 스필오버도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득이 될 수 있다. 혁신을 추구하는 데 있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제3의 방법이 있음을 기억하고 지식의 스필오버의 긍정적 측면에 주목할 때다.


조길수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 gilsoo.jo@gmail.com

필자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로 활동하며 국내외 유수 학술저널에 혁신 전략, 벤처기업 M&A, 전략적 제휴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기업의 혁신 전략, 하이테크 산업이다.



Based on “When do firms rely on their knowledge spillover recipients for guidance in exploring unfamiliar knowledge?”, by Hongyan Yang, H. Kevin Steensma in Research Policy 2014, 43(9), pp. 1496-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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