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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의 첫 대화 “인바디 측정해요” 전문가 공략해 세계 1위 ‘히든챔피언’ 등극

178호 (2015년 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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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실 이방실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인바디(옛 바이오스페이스)는 종합병원, 대형 스포츠센터 등에서 쓰이는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에서 전 세계적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토종 중소기업이다. 지난 1996년 체수분, 체지방은 물론 신체 부위별 근육량까지 분석해 주는 신개념 장비인바디를 선보이며, 당시 체성분 분석기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국내 전자의료 기기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정량적 데이터에 대한 니즈가 컸던 한방병원을 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아 시장 개척에 나섰던 전략이 주효했다. 사업 초창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의 경우, 병원 고객을 직접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인바디를 활용한 학술 논문이 많이 발표될 수 있도록 각종 학회 활동을 적극 지원, 학계의 신뢰를 먼저 얻는 전략을 취해 성과를 봤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남궁용주(이화여대 국제학부 4학년) 씨와 유준수(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인바디(InBody)’ 측정 한 번 해보시죠.”

 

요즘 웬만한 규모의 헬스클럽에서 개인교습(PT)을 받으려면 본격적인 운동 시작 전에 반드시 거치는 단계가 하나 있다. 바로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을 처방 받기 위해 체성분을 분석하는 일이다. 맨발로인바디라 불리는 기계 위에 올라가 양손으로 막대 모양의 전극을 잡고 있으면 1분 안에 각 신체 부위별 근육량과 지방량을 알 수 있다. , 다리, 몸통 등 신체 부위별 근육량은 물론 내장 지방량까지 일목요연하게 분석해 주는 게인바디의 특징이다. ‘라이프피트니스(LifeFitness)’ ‘싸이벡스(Cybex)’ ‘테크노짐(Technogym)’ 등 대개 수입산 운동기구가 즐비한 헬스클럽에서 쉽게 마주치는 장비다 보니인바디역시 으레 외국산 제품이겠거니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장비는 순수 토종 기업에서 독자 기술력으로 만드는 국산 기기다.

 

1996년 설립한 인바디(옛 바이오스페이스)는 종합병원이나 대형 스포츠센터 등에서 사용되는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를 개발해 현재 72개 국에 수출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1

2014년 기준 일본, 미국, 중국 3개국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며 영국, 스페인, 핀란드, 브라질, 멕시코, 이집트, 러시아 등 전 세계 53개국에 대리점을 두고 있다. 사업 초기인 지난 1998년부터 수출을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이후 내수시장보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액이 더 크다. 작년에는 전체 매출액(개별재무제표 기준) 370억 원2 중 약 55% 202억 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일본, 미국, 중국 3개 판매법인에서 올린 매출액도 약 200억 원에 달한다. 현재인바디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일본 JPAL(일본의료기기인증), 유럽 CE(유럽안전인증) 등 선진국 시장에서 요구하는 의료기기 승인을 모두 받았을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차기철 대표는전 세계 체성분 분석기 시장의 1위 업체는 일본 타니타지만 가정용을 제외한 전문가용 시장만 따지고 보면 인바디가 1라고 자부했다. 앞선 기술력을 토대로 우수한 제품을 만들었더라도 시장 개척에 실패한 사례가 많다. 하지만 인바디는 경쟁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대당 18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 제품을, 그것도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브랜드를 들고 한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 발굴에 성공했다. 국내 전자의료기기 업체로는 드물게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 인바디의 시장 개척 전략을 DBR이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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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부위별 측정이 가능한

체성분 분석기인바디개발

창업자인 차기철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KAIST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미국 유타대에서 생체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타대 박사과정 시절인 1991, 차 대표는 인체에 전기를 흘려 보내 측정한 수분량을 토대로 체성분을 측정하는생체전기저항분석법(BIA·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을 우연히 접하게 된다. 인체는 몸무게의 약 60∼70%가 전기가 잘 통하는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BIA는 바로 이 수분량에 따라 전기저항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활용, 인체에 무해한 미세 교류 전류를 흘려 보내 저항(Impedance)을 측정함으로써 인체 구성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인체를 물이 채워져 있는 커다란물통으로 가정하고 전류를 흘려 보낸 뒤 저항값에 따라 실제 통에 물이 얼마나 들어 있는가를 추산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차 대표는 BIA 관련 연구 논문들을 계속 읽어나가던 중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당시 대부분 연구자들은 BIA 연구를 위해 미국 RJL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체성분 분석기를 활용해 얻은 결과치를 논문에 활용하고 있었다. 이 기계는 사람을 눕혀 놓고 한쪽 손과 발등에 전극을 붙여 전류를 흘려 보내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하면 사람 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몸통을 직접 측정할 수가 없다. 인체는 몸통, , 다리 등 각 부위별로 길이와 굵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얇고 긴 팔에 비해 몸통은 짧고 굵다. 당연히 같은 전류를 흘려 보내도 부위별로 저항값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RJL 방식은 신체의 일부분인 팔에서 다리까지 전류를 흘려 보내 측정한 저항값을 토대로 전체 체성분을 추산했다. 당연히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체성분 산출공식에 성별, 연령 등 경험 변수를 집어 넣어 결과치의 부정확성을 보완한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한 대안은 아니었다. 동일한 사람이라도 성별, 나이 등을 다르게 입력하면 측정값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기존 장비들은 측정한 값이 얼마나 실제 값과 같은지를 나타내는정밀도(accuracy)’는 물론 반복 측정했을 때 오차 없이 일관성 있는 수치를 나타내는재현도(reproducibility)’ 모두에서 문제가 있는 기기였다기계공학과 출신이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내가 만들면 훨씬 더 좋은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다. 당시 체성분 분석기 시장은 1980년대부터 학문적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해 1990년대 초반 들어 타니타, 오므론 등 일본 기업들이 뛰어들며 시장이 서서히 형성되고 있었다. 차 대표는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고령화 현상과 과체중·비만으로 인한 각종 문제들을 고려할 때 체성분 분석기는 진단 및 예방의학 측면에서의 활용도가 커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했다태동기 산업인 만큼 기술력만 확실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부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이 같은 결심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 하버드 의대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으며 체성분 분석과 관련해 수많은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1995 1월 한국으로 돌아와 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기계 개발에 착수했다. 양산 체제 구축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관건인 저가의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보다는 기술력만 갖추면 도전해 볼 수 있는 고가의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기존 장비의 문제점인정밀도재현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신개념 장비를 만드는 걸 목표로 세웠다.

 

 

일단 서 있는 자세로 측정할 수 있는 기계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워서 측정할 경우 피검사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체내 수분이 이동해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선 자세로 측정한다는 아이디어가 차 대표만의 독창적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일본 체성분 분석기 시장 1위 기업인 타니타가 이미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었다. 타니타의 경우 체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체중계 형태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보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니타도 부분 측정으로 전체 체성분을 추정하기 때문에 결과치의 정확성이 떨어지기는 RJL이나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차 대표는 이에 따라 ‘8점 터치식 전극법을 통해 팔, 다리, 몸통을 따로따로 측정하는부위별 측정방식을 제품 개발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다. , 몸을한 개의 큰 물통으로 가정하지 않고 양팔과 양 다리 및 몸통 등 ‘5로 이뤄진 물통으로 구분해실측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맨발로 기계 위에 올라가는 것은 물론 막대기를 양손으로 잡도록 해서 양발과 양손의 접촉 부위에 전류(4전극 8점 접촉)를 흘려 보냄으로써 각 신체 부위를 실측하기로 했다. 기존 전류의 주파수 역시 단일 주파수가 아니라 다주파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전류는 주파수에 따라 세포막을 투과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높은 주파수일수록 세포막을 투과해 곧바로 흘러갈 수 있지만 낮을수록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하고 세포벽 사이사이로 구불구불 흘러가게 된다. 차 대표는 이 점에 주목, 대부분 50㎑의 단주파수만 사용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5, 50, 250, 500㎑ 등 다주파수를 채택함으로써 체수분, 체지방 등 신체 구성 성분은 물론 세포 내 수분과 세포 외 수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정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1년 여간 각고의 노력 끝에 정밀 체성분 분석기 ‘InBody2.0’의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 차 대표는 1996 5월 드디어 바이오스페이스(현 인바디)3

를 설립했다. 그리고 체성분 분석기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한국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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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량 데이터 원하는 한방병원의

니즈 충족시키며 국내 시장 개척

첫 제품인 ‘InBody2.0’의 대당 가격은 무려 1800

원으로 책정됐다. 당시 일본 타니타 제품 가격이 600∼700만 원선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었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도 대당 2000만 원에 육박하는 장비를 중소기업에서 팔기란 쉽지 않았다. 이라미 부사장은당시 체성분 분석기를 쓰는 대부분 병원에선 BIA 방식이 아니라 신체에 방사선을 투과시켜 체성분을 측정하는 ‘DEXA’ 장비를 많이 쓰고 있었다장비 자체가 직접 경쟁사인 타니타 제품보다 높은 것도 문제였지만 생소한 BIA 방식에 의구심을 품는 병원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바디는 여러 병원 고객군 가운데 한방병원을 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양방병원에 비해 한방병원에서정량적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니즈가 훨씬 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각종 진단 장비와 첨단 의료기기 산업이 발달해 있는 서양 의학과 달리 한의학은 객관적 수치로 한의학의 효능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장비가 그리 많지 않았다. 따라서체지방, 근육량 등 인체의 영양·균형상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해주는인바디를 활용하면 환자들에게 어떤 한약재가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객관적 수치로 알려줄 수 있다며 한의사들을 설득했다.

 

우선 한방병원에 시범 기기를 가져가 한약재를 복용 중인 환자의 체성분을 주기적으로 측정해 주면서 환자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세밀한 체성분 분석표로 정리해 알려줬다. 그러다 약 복용 후 근육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환자들을 발견하고 공통적으로 처방된 약재가 무엇인지 의사들과 함께 살펴봤다. 바로녹용이었다. 차 대표는녹용은 보통 허약한 체질의 사람의 원기를 북돋워주고 건강하게 해주는 약재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체성분 분석 측면에서 보면 근육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약재라는 뜻이라며한약재가 영양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영양학에서 중요한 이슈는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음식이 체내에 근육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지방으로 쌓이는가의 문제로, 당연히 지방 대신 근육을 늘려주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약재)이기 때문이다.

 

녹용 먹인 환자들에게 일어나는 체성분 변화를 직접 수치로 확인한 한의사들이 그제야 인바디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여러 문헌을 통해 녹용의 효능이 전해져 내려오고 수많은 임상을 통해 약효는 입증됐지만 이를 정량적 데이터로 알려주는 장비는 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대개 한의원에서 한약을 처방해 주면 환자들은 대부분 한두 달 정도 먹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특별히 어디가 아파서 질병을치료하기 위해 약을 지은 게 아니라 기력을 보충하기 위한보약을 짓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이전까지는 이 보약의 효과를 환자들 스스로가 느끼는 몸 상태의 변화로 가늠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인바디 장비를 활용해 약을 복용한 후 그때그때 일어나는 환자들의 체성분 변화를 객관적 수치로 제공해주면 처방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데다 장기 복용도 유도할 수 있겠다는 게 한의사들의 판단이었다. 예를 들어, 환자에게근육량이 연령대에 비해 30% 정도 떨어지니 평균치에 도달할 때까지는 보약을 꾸준히 먹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조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 수치로 한약재의 효과를 입증해 나갈 수 있는 인바디에 큰 가치를 느낀 일부 한방병원들이 고가의 체성분 분석기를 흔쾌히 구입하기 시작했다. 경희대 한방병원 같은 대학 부설 한방병원부터 개인 한방병원에 이르기까지 주문이 들어왔다. 더욱이 2000년대 들어서는비만 클리닉을 운영하기 시작한 한방병원들이 많아지면서 체지방률을 정확하게 측정해 주는 인바디에 대한 관심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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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에서 잇따라 납품 소식이 전해지자 양방 병원들도 하나둘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바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특히 건강검진센터를 주로 공략했다. 인바디를 사용하면 신체 부위별 체성분 분석이 가능하므로 환자와 의사 간 이야깃거리가 훨씬 많아진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예를 들어, “전체적으로 건강하시긴 한데 복부 비만이 좀 있으시네요” “하체가 많이 부실하신데요? 다리 운동에 좀 더 신경 쓰셔야 할 것 같아요등 좀 더 구체적으로 상담할 수 있어 건강검진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병원을 설득했다. 스포츠센터로도 고객군을 넓혀갔다. 운동 후 효과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회원제 스포츠센터에서 구입을 해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바디는 설립 첫해인 1996 13000만 원의 매출액을 올린 데 이어 △1997 82000만 원 △1998 145000만 원 △1999 317000만 원 △2000 507000만 원 등을 기록하며 해마다 성장해 갔다.

 

현지 판매법인 통해 스포츠센터 공략,

일본 시장 조기 안착

인바디는 사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국보다 해외에서 훨씬 더 큰 성장 기회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물론 설립 2년째부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1997 15%)을 기록할 정도로 내수시장에서도 선전하긴 했지만 국내의 경우 체성분 분석기라는 시장 자체가 거의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들을 일일이 계몽시켜 가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1998년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과 1999년엔 핀란드, 중국, 그리스, 터키, 아일랜드 등과 각각 대리점 계약을 맺고 수출 판로를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인바디는 일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2000년엔 아예 현지 법인을 세웠다. 당시 일본은 타니타, 오므론 등 건강기기 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약 3900억 원의 시장(2001년 기준)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전 세계 체성분 분석기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였다. 심지어 병원은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체성분 분석기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에선 체성분 분석기가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제품 카테고리였다. 차 대표는일본 시장에 안착할 수만 있다면 한국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했다대리점에만 맡기기보다는 어렵더라도 직접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처음엔 일본에서도 병원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주로 타니타 등 자국 회사에서 만든 체성분 분석기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일본 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아무래도 비교할 대상이 있는 편이 영업하기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인바디의 성능을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가면서 조목조목 설명해주면 고객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일본 병원에선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한국의 중소기업에서 들고온 제품을 신뢰하지 않았다. 의사들과 면담 약속을 잡는 것조차 하늘의 별 따기였다. 어렵게 의사들과 약속을 잡아 제품에 대해 수차례 설명을 해도 정작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하다고 입이 닳도록 설명을 해도 임상으로 뚜렷하게 검증되지 않은 신생 회사, 그것도 세계 전자의료기기 시장에서 명함도 못 내미는 한국산 제품을 도입하려는 곳은 거의 없었다. 간혹 인바디의 우수한 성능에 관심을 표명한 의사들도 있었지만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의료장비 구매를 최종 결정하는 구매부서 담당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몇 달 동안 공들였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바디는 일본에 공급할 제품의 소비자가를 당시 타니타가 병원에 납품하던 제품 가격(소매가 60만 엔)의 다섯 배 이상 높은 340만 엔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인바디는 전략을 바꿨다. 우선 타깃 고객군을 병원에서 스포츠센터로 바꿨다.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내려면 아무래도 병원보다 새로운 장비 도입에 덜 엄격한 스포츠센터를 공략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전국적으로 지점을 갖고 있는 대형 스포츠센터를 핵심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제품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는 만큼 어느 한 곳이라도 인바디를 써 보면 분명히 추가 구매가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예측은 적중했다. 인바디는 2001년 일본에서 네 번째로 큰 스포츠클럽 체인팁니스와 일괄 납품 계약(33)을 맺었고, 2002년엔 일본 3대 피트니스센터인르네상스 13, 2003년에 또다시 르네상스에 추가로 36대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두 체인 모두 대량 구매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 1대씩을 시험적으로 사용해 본 후 인바디의 제품력에 만족해 추가 구매를 결정한 경우였다.

 

물론 일본 대형 스포츠센터로부터 일괄 주문 계약을 이끌어내기까지에는 인내가 필요했다. 르네상스의 경우 처음 한 대를 주문한 후 추가 주문을 내기까지 무려 1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고. 그 기간 동안 르네상스에서 인바디 고객서비스팀에 던진 질문만 100개가 넘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라미 부사장은일본 고객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깐깐한 고객이라며항목 하나를 가지고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을 해왔다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부위별로 체성분을 분석한 값을 다 더했는데 전체 체중과 일치하지 않는다같은 질문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해머리로는 전류를 통과시키지 않아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답변을 하면 대부분 고객들이 더 이상 질문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의 경우사람마다 머리 크기가 다 다른데 일괄적으로 제외시킨다는 게 말이 되냐고 되묻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학술 연구에 따르면 일반 성인들의 머리 무게는 별 차이가 없어서 일괄적으로 제외시켜도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면 또다시그 연구에서 측정한 피험자들은 아시아 사람인가, 서양 사람인가?”라며 꼬치꼬치 캐묻는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일본 현지법인 영업사원이 1년 내내 발이 닳도록 점포를 방문해 가며 헬스 트레이너들이 묻는 시시콜콜한 질문에 성실히 답변했다여러 의료기기를 같이 취급하는 대리점을 통해 영업을 펼쳤더라면 도저히 그런 수준의 AS(사후서비스)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업계 3∼4위의 피트니스센터가 인바디를 전 지점에 설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스포츠체인에서도 앞다퉈 인바디 도입에 나섰다. 잇따른 대규모 납품 계약 덕택에 일본 법인은 설립한 지 2년도 안 된 2001년 상반기에 손익분기를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대리점에만 영업을 맡기지 않고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해 직접 유통망 구축에 나선데다 한번 고객으로 만들면 철저한 AS를 실시한 덕에 깐깐한 일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학회 참가로 기술력에 대한 학계의 신뢰 구축

인바디는 또한 일본 병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병원 영업 접근 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타니타 같은 자국 제품을 멀쩡하게 쓰고 있는 일본 병원을 무작정 찾아가 한국산 수입 제품으로 바꾸라고 설득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하고 먼저 인바디의 성능을학계에 알리기 위해 주력했다. 학자들로부터 객관적으로 입증을 받아야 고가의 장비 도입을 꺼려하는 병원 관계자들 역시 설득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인바디는 일본 영양개선학회, 투석학회, 순환기학회 등 체성분 분석과 관련된 학회에서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 및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제품 홍보에 나섰다. 특히 학회지에 연구 논문을 활발하게 발표하는 의사들을 선별해 이들을 상대로 인바디 홍보에 나섰다. 체수분 관리만 잘 해줘도 환자의 사망률을 떨어뜨리고 여명(餘命, 잔존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 집중, ‘체수분 관리’ ‘사망률’ ‘여명관련 연구를 많이 하는 의사들을 공략했다. 예를 들어 말기 신부전증 환자에게 시행하는 혈액투석의 경우 환자가 사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체수분 과잉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혈액투석 요법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환자의 체수분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게 중요한데 여기에는인바디만한 장비가 없다는 식으로 제품을 소개한 것. “체내 신진대사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세포내수분과 세포외수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계는 인바디가 유일하다” “간단하게 1분이면 아무런 고통 없이 신체 부위별 체성분을 분석할 수 있어 논문 작성에 필요한 피험자군을 대단위로 모집하기에 용이하다는 식으로 설명하며 의사들을 하나씩 포섭해 나갔다. 연구 논문 작성을 위해 인바디를 써보고 싶다는 의사들에게는 일정 기간 장비를 무료로 임대해 주는 등 학계에 인바디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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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마케팅 덕택에 점점 인바디 제품을 쓰는 의사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높은 정밀도와 재현도를 보이는 인바디의 기술력에 대해 의사들이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경쟁사 제품의 오차율은 대개 3∼4%에 달하지만 인바디는 1.5%로 매우 낮다재현도 역시 경쟁사 제품은 대개 90∼95% 수준인 반면 인바디 제품은 99%에 달해 논문 목적으로 인바디를 쓰는 의사들이 계속 늘어갔다고 설명했다. 체성분 분석 항목에서 경쟁사의 배에 달할 정도로 많은 정보를 제시한다는 점도 연구를 주로 하는 의사들에게 호평을 받은 요인이다.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학계를 먼저 공략해 우회적으로 병원 판로를 뚫는다는 전략은 빛을 발했다. 인바디에 대한 학계의 신뢰도가 높아지자 일본 병원에서 인바디를 대하는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 이 부사장은 “2014년 한 해 동안에만 일본 학회에서 인바디 측정 결과를 활용해 발표된 논문 편수가 190여 편에 달한다불과 4∼5년 전만 해도 문전박대하던 병원들까지 이제는 선뜻 인바디 구매 의사를 표명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 결과 2014년 기준 이 회사 일본 법인은 6900만 엔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현재 인바디는 일본 주요 대학병원과 국립병원, 특히 영양관리실과 혈액투석실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차 대표는현재 일본의 종합병원이나 대규모 피트니스 체인점에서 사용하는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에서 인바디의 시장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며타니타도 일본 내 의료용 시장은 아예 접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이어고가 전략을 계속 유지한 채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며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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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생산 방식 도입해 생산성 제고

인바디는 2002년 충남 천안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그전까지는 주문량이 적어 서울 본사 연구실에서 그때그때 제품을 만들어도 충분했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요가 늘면서 더 이상 연구소 생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금형을 만들 돈조차 없어 사업 초기 판금(板金)을 직접 구부려 가며 만들던 시절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고 회상했다.

 

 

2003년 인바디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가 증가한 144억 원 매출액(영업이익률 28%)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초로 100억 원대 매출액을 돌파했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 성장과 달리 속사정은 영 딴판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품질 불량이었다. 공장을 세울 정도로 주문량이 늘어난 건 좋았지만 불량률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차 대표는당시 연간 생산량이 1000대를 넘어가면서 불량률이 20∼30% 정도는 됐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대당 1000만 원이 넘는 고가 장비라는 점을 생각하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생산 비효율도 문제였다. 인바디는 B2B 고객을 타깃으로 한 고가 제품의 특성상 주문량이 월별로 일정하지가 않다. 모델별 주문량도 고객 선호도에 따라 들쭉날쭉해 예측하기 힘들어 어떤 날은 생산 직원 전부가 달려들어도 납기일을 맞추기가 빠듯했지만 어떤 날은 아예 쉬는 경우도 허다했다. 공장 가동률을 단적인 예로 보면, 2002년 공장 설립 후 3년간 평균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쳤다. 더욱이 갑자기 주문량이 몰려 야근을 해서라도 생산을 해야 할 판에 부품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거나 조립 라인 일부 공정에서 문제가 생겨 전체 공정 전체가 스톱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시간에 쫓겨 생산을 하다 보니 조립 과정에서 실수가 생길 여지는 더 많아졌다. 결국 생산의 비효율이 품질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실제로 인바디는 2003년 창사 이래 최고의 매출 실적을 뒤로 한 채 곧바로 이듬해인 2004 121억 원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자원메디칼 등 국내 경쟁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과거 70∼80%대에 달했던 국내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 점유율도 2004 50%대로 주저앉았다.i

이후로 2007년까지 인바디는 120∼140억대 매출액을 오가며 2003년도 실적을 좀체 회복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평균 28.3%를 기록했던 높은 영업이익률 역시 이 기간 중 평균 9.5%로 곤두박질쳤다.

 

 

위기 의식을 느낀 차 대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리고 2007년 기존 컨베이어벨트 생산 방식(다수의 생산직원이 조립 라인에 달라붙어 각각 특화된 공정을 맡아 단순 작업을 반복)을 셀 생산 방식(한 사람 혹은 소수의 숙련 직원이 정해진 작업공간 안에서 전체 공정을 책임지고 완제품을 생산)으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2002년 공장 설립 당시 인바디는 별 고민 없이 컨베이어벨트 방식을 도입했었다. 당시 대부분 제조업체에서 도입한 가장 보편적인 생산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당시 연간 생산량이 3000대도 채 되지 않는 인바디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차 대표의 판단이었다.ii

더욱이 인바디처럼 주문량이 일정치 않은 경우엔 제품생산 라인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게 매우 중요했다. 컨베이어 방식보다는 셀 생산 방식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임이 분명했다. 더욱이 셀 생산 방식은 한 사람이 책임지고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불량률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차 대표는소위 ‘1 1제품 생산 체제인 셀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인바디 전 제품에 생산을 맡은 작업자의 이름을 붙이게 했다생산 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불어넣어 주는 동시에 추후 불량이 발생했을 때 누구의 잘못인지를 명백하게 가려내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컨베이어 벨트 방식에선 대당 224(2006)이나 걸렸던 조립 시간이 셀 생산 방식으로 전환한 이후 90(2009)으로 크게 단축됐다. 20∼30%에 달했던 두 자릿수 불량률은 아예 3∼4%대로 뚝 떨어졌다. 작업자들을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의부속품이 아니라 완제품을 주도적으로 만드는장인으로 대우하는 셀 생산 방식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인바디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추가적인 생산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 2010년 도입한장인 제도가 대표적 예다. 명확한 목표치를 제시하고 생산직 근로자가 정해진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면 상여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가장 보편적 모델인 ‘InBody230’의 경우 입사 후 3개월 이후부터 생산직 한 명당 하루에 5대 조립이 기본 목표치다. 만약 생산직이 정해진 목표 대수(: 1 5)를 넘겨 1.5배 이상(: 1 8) 제품을 조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높은 생산성을 인정해장인직함을 주면서 월 15만 원의 인센티브를 준다. 물론 무조건 많이만 조립한다고 장인 직함을 주진 않는다. 목표량과 더불어 그에 맞는 품질(한 달간의 장인제도 도전 기간 중 품질관리팀에서 걸러내는 고정 불량 3건 이하) 기준도 달성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기본 목표치의 두 배(: 10) 이상의 성과를 내면달인으로 승격시키고 월 15만 원의 추가 상여금( 30만 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셀 생산 방식과 함께 성과에 따라 확실히 보상해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자 생산효율은 수직 상승했다. 2014년 기준 전문가용 인바디 생산에 투입된 생산인력 10iii

가운데장인혹은달인자격이 없는 사람은 2명뿐이다. 그 결과, 단일 품목당 1일 평균 생산 가능 수량은 장인제도를 도입한 직후인 2010 40대에서 2014 84대로 2배 이상 늘었다. 컨베이어벨트 방식으로 운영하던 2002∼2003년 시기(12)와 비교하면 5.6배가 증가한 수치다. 당시 가동률이 40∼50% 수준이었고 지금은 90% 이상으로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때그때 주문량에 따라 유휴 인력 없이 탄력적으로 생산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직원들을 독려한 덕택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생산 인원에 거의 변동이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2002년 공장 설립 당시 10명의 작업자가 969대의 전문가용 인바디를 생산했는데 지난해의 경우 전문가용 인바디 생산량은 9552대로 약 10배 늘었지만 투입된 생산 직원 수는 똑같이 10명에 불과하다.iv 단순 비교만 해봐도 1인당 생산 효율이 10배나 높아진 셈이다.

 

 

 

미국 FDA 승인 및 브랜드 통합 전략 통해

글로벌 인지도 제고

일본 법인 설립 후 2년도 채 안 돼 손익분기를 넘기며 일본 시장에 안착한 인바디는 2004년 미국에도 현지 판매 법인을 세우며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실 이 법인은 인바디가 미국에 세운 두 번째 법인이다. 원래는 지난 2000 8월에 미국 LA에 법인을 세웠었지만 실적이 워낙 저조해 반 년 만인 이듬해 3월 문을 닫아야 했다. 첫 번째 시도가 실패한 원인에 대해 이 부사장은준비가 덜 된 채 무작정 덤볐던 게 패인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시 인바디는 ‘8점 터치식 전극법기술에 대한 미국 특허(1998)와 미국 UL(안전규격)인증 획득(1999)으로 미국 시장에서 영업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미국 진출을 결심했다. 그러나 세계 제1의 선진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에서 FDA 인증도 받지 않은 아시아 변방의 의료장비가 설 자리는 없었다. 고작 LA 한인타운을 근거로 한 한의원에 제품 한두 대를 납품한 게 당시 실적의 전부였다.

 

인바디는 이에 따라 먼저 FDA 인증을 받는 데 주력했다. 사실 2000년부터 FDA에 인바디에 대한 의료기기 승인을 요청하기는 했다. 하지만 서양인에 대한 임상 자료와 SCI급 논문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승인이 거부됐다. 인바디는 이후 자체적으로 대규모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 학회를 공략하며 많은 의사들이 인바디를 활용해 논문을 쓸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축적한 임상 자료와 논문 실적을 토대로 다시 FDA의 문을 두드렸고, 2003 5월 국내 체성분 분석기 업계 최초로 FDA 의료기기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무려 3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이를 계기로 인바디는 다시 미국 LA에 판매 법인을 세우고 전 세계 의료기기 업체들의 각축장인 미국에 재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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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품질경영 회의 통해 불량률 감축

차 대표가 지난 2007년 이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는 일정이 있다. 바로 천안 공장에서 주재하는주간 품질경영 회의. 차 대표 이하 부사장, 연구소장, 고객서비스팀장, 공장장, 생산기술팀장, 구매팀장, 품질관리팀장 등 제품 생산과 관련된 부서 책임자들이 회의 참석 멤버들이다. 류경호 부사장은과거엔 고객서비스팀으로 불만 사항이 접수되면 생산기술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 대응하는 식이었다그러나 불량 문제가 계속 이어지자 더 이상 고객서비스팀과 생산기술팀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게 차 대표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주 화요일v

이면 차 대표는 부사장은 물론 연구소장, 고객서비스팀장 등 서울에서 근무하는 간부들을 모조리 데리고 천안으로 향했다.

 

 

회의는 짧게는 반나절, 길면 하루 종일 이어졌다. 류 부사장은처음 회의를 시작할 때는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차 대표에게 일방적으로 혼나다시피 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만약에 우리가 냉장고를 샀는데 설치하자마자 문에서 볼트가 뚝 떨어졌다면 그 회사를 도둑놈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냐인바디처럼 비싼 기계를 만들어 놓고 자꾸 고장이 난다는 건, 지금 당신이나 나나 우리 모두 도둑놈이라는 소리라며 직원들을 질타했다.

 

 

한 번은 기계 작동 시 소음이 발생한다는 고객 불만사항이 접수됐다. 이에 대해 생산기술팀 엔지니어가 공차(公差)vi

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보고했다. 차 대표는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공차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게 확실한 것이냐며 문제 원인 분석에 대한 기본 가정부터 의심하고 들어갔다. 계속되는 차 대표의추궁끝에 결국 그 문제는 공차 허용 수준에서 비롯된일회성문제가 아니라 부품을 찍어내는 금형 자체가 마모돼 발생한구조적’ 문제라는 게 밝혀졌다. 결국 금형을 새로 교체하지 않는다면 부품을 새롭게 갈아준다 한들 똑같은 문제가 재차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류 부사장은사람들은 대개 문제가 생기면 근본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당장 그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만 생각한다하지만 차 대표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만약 당장 들어온 고객 불만사항만 접수해 다른 부품으로 교체해주는 선에서 끝냈다면 예측가능한 제2, 3의 불만사항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엔지니어 출신 CEO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 대표는고객 불만이 처음 접수됐을 때 제품 상태가 어땠나?” “후속 조치는 누구를 통해, 어떤 경로로 처리했나?” “중간에 다른 부서는 각각 무슨 일을 했나?” 등을 시시콜콜히 따지고 들어갔다. 류 부사장은마치 지도 교수가 담당 학생의 논문지도를 하듯 각 문제를 책임질 담당자를 정해 놓고 문제 발생 일시, 임시 조치, 해결 방안, 원인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끝까지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이런 일들을 일주일에 한 번씩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진행하니 바뀌지 않을래야 바뀌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5년 만에 공장 불량률은 0.25%로 낮아졌다. 셀 생산 방식으로의 전환과 주간 품질경영 회의 등 혁신 노력에 힘입어 2008년 이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40%나 증가한 175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3%를 기록, 전년 동기(12%) 대비 무려 11%p나 상승하는 등 내실도 튼튼해 졌다.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조차 직접 진출을 고집하는 차 대표의 결정에 업계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큰 나라에서 중소기업이 어떻게 직접 판매망을 구축하겠냐는 게 이유였다. 차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선진 의료기기 시장에서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회사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욱이 인바디는 전혀 새로운 기계이기 때문에 딜러에게 맡긴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봤다. 차 대표는아무리 대당 1000만 원이 넘는다고 해도 체성분 분석기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인바디는 밖에 버려 놔도 안 가져갈 고철 덩어리일 뿐이라며그 가치를 고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려면 본사 영업사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자세하게 설명해 줘야지 여러 회사 물건을 동시에 취급하는 딜러상에게 맡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얻은 교훈을 토대로 미국 법인 역시 당장 병원을 공략하기보다 학회 및 전시회 참가에 주력했다. 국제피트니스전시회(IHRSA), 항노화학회, 조기진단 및 예방학회 등 체성분 분석과 관련된 학회나 전시회에는 무조건 달려가 제품을 홍보했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전시회에 참가했고 전시회를 찾은 병원들을 대상으로 카탈로그를 보낸 후 직접 제품을 들고 찾아가 적극적인 방문 영업에 나섰다.

 

 

이와 함께 인바디는 2005년부터 제품을 설명하는 매뉴얼 및 체성분을 측정한 뒤 출력되는 검사 결과지에 찍혀 나오는 체성분검사 결과(Test Result)’라는 단어를 모두인바디(InBody)’라는 단어로 통일했다. 제품명인 인바디를 아예 체성분 검사를 지칭하는 일반명사로 통용되도록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마치스카치테이프(Scotch Tape)’가 셀로판 테이프를 대신하고호치키스(Hotchkiss)’가 스테이플러를 대신하는 것처럼인바디를 체성분 분석기의 대명사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영업사원들에게도체성분 검사’ ‘체성분 측정이라는 말을 일절 사용하지 말고인바디 검사’ ‘인바디 측정이라는 말만 사용하도록 교육시켰다. 고객들의 뇌리에 최대한인바디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각기 다른 브랜드로 나가던 제품명 역시 통일했다. , 대당 1000만 원이 넘는 고가의인바디브랜드 외에 1000만 원대 이하의 보급형 제품 브랜드살루스(Salus, 2002년 출시)’ ‘피나(Fina, 2003)’ 역시 모두인바디로 통일했다.4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보급형 제품에도인바디이름을 붙이되 뒤에 붙이는 숫자로 제품 성능 차이를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는 전략과 함께 미국 내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제휴도 추진했다. 대표적인 예로, 2009년에 세계적인 의료기기 업체인 GE헬스케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사 핵심 모델인 ‘InBody230’ ‘InBody720’ 두 개 모델에 대한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사장은골밀도 분석 장비 상품화에 주력하는 GE헬스케어 산하 GE루나사업단이 자사 제품 포트폴리오에인바디를 추가하면 좋겠다며 전략적 파트너십 제의를 해왔다 “OEM 납품이 아니라인바디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GE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통합 및 현지 의료기기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토대로 인바디 미국 법인은 지난 2010 14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100만 달러 매출액을 돌파한 이후 △2011 228만 달러 △2012 280만 달러 △2013 415만 달러 △2014 633만 달러 등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향후 도전 과제

인바디는 지난 2009년부터 4년 연속 한국거래소(KRX)히든챔피언기업으로 선정했다. 서울 역삼동 소재 한 아파트 단지 지하창고에서 시작했던 이 회사는 현재 해외 3개 판매법인과 53개국에 대리점을 둔 어엿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1년 이후로는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반수를 넘어섰을 정도다. 인바디의 수출액은 2011 119억 원을 기록하며 100억 원대 매출액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200억 원대 매출액을 넘어섰다. 또한 일본, 미국, 중국 등 3개 해외 법인의 매출액은 지난해 각각 61000만 엔( 60억 원), 633만 달러( 67억 원), 4280만 위안( 73억 원)을 기록했다.

 

미국 FDA, 일본 JPAL, 유럽 CE 등 선진국 시장에서 요구하는 의료기기 승인을 모두 받았을 정도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 회사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인바디가 국내외에 보유하고 있는 특허 수는 49(국내 36, 미국 6, 일본 5, EU(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1, 캐나다 1)이며 인바디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거나 인바디 결과치를 인용한 학회 논문 누적 편수는 1000여 편(해외 저널 630여 편, 국내 학술지 400여 편)에 달한다.

 

도전 과제도 존재한다. 현재 인바디는 인바디 외에 혈압계, 신장계 등도 생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매출액 가운데 전문가용 인바디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약 60% 정도다. 문제는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 중 주력 시장인 일본의 경우 전문가용 인바디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로 접어들어 더 이상 큰 성장을 이루기는 힘들다는 데 있다. 실제로 국내에선 대부분 병원과 스포츠센터는 물론 초··고교 등 학교에서까지 인바디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인바디는 지금까지 고()마진의 전문가용 시장에 집중한 덕에 해마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국내 중저가 보급형 제품을 내놓는 업체들과의 경쟁 강도가 심해지다 보면 자칫 성장 정체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 일본과 달리 미국 시장의 경우 아직까지는 전체 체성분 분석기 시장이 초기 단계라서 전문가용 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큰 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내에서 인바디 고객군은 주로 대형 스포츠센터와 체육관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전문가용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하려면 미국 시장에서도 의료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향후 인바디는 전문가용 시장에만 집중해 왔던 기존 전략에서 탈피,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기존 B2B 시장 외에 B2C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지속적 외형 성장을 위해선 제품 다각화 등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체성분 분석기 시장과 관련해 공신력 있는 시장조사기관이 없어 정확한 시장 규모를 산출하기 어렵지만 일본의 경우에 비춰볼 때 전문가용 시장보다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 규모가 최소 10∼15배 이상 크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인바디는 이미 2013 30만 원대 중저가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InBody Dial’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에는 웨어러블(wearble) 제품인 ‘InBody Band’도 선보였다. 5초면 측정이 끝나는데다 매일매일 자신의 체성분 결과(상반신)는 물론 과거 측정 데이터까지 추적 관리해 볼 수 있어 체계적인 다이어트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계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차 대표는단순히 체중계 대용으로 쓰이고 있는 경쟁사 체성분 분석기와 달리 인바디는 전문성을 갖춘 체성분 분석기 제품을 만들어 차별화할 계획이라며현재는 거의 전문가용 B2B 제품이 주력이지만 장기적으로 B2B B2C 제품 비중을 82 정도로 가져간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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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사업들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기 때문에, 결국은 해당 시장에 참여하는 경쟁자의 숫자가 증가하고, 궁극적으로는 수익성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연유로 한국의 많은 제조기업들은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는 것이 너무나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이런 점에서 500억 원대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 2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는 인바디 사례는 국내 중소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수시장 침체와 매력적인 신규 사업이 없어서 고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인바디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1)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남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제품 개발 기회를 포착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을 창업하는 사업가들은 전문 역량이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인바디의 차 대표는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전문역량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다. 차 대표는 자신이 미국에서 박사과정 유학을 하는 동안 접한 BIA 분야에서 체성분 분석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인지했다. 당시는 그나마 일본에서만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위주로 산업화가 이뤄져 있는 시장 초기 상황이었다. 이렇다 할 만한 선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차 대표는 선진국의 고령화 현상과 과체중·비만으로 인한 각종 사회 문제들을 고려할 때 기술력만 확실하다면 태동기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기존 제품들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인정밀도재현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2) 사업 초기부터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했고 현지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시장 개척 전략을 사용했다.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매출 기회를 확장하는 노력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바디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훨씬 더 큰 성장 기회가 있다는 판단하에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특히 국가 선정에 있어서 일본을 우선 공략 대상으로 잡았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원래 이 회사는 2000년 한 해에 미국과 일본 두 곳 모두에 현지 법인을 세웠었다. 그러나 FDA 승인 반려 등의 문제로 실적이 부진했던 미국 사업에서일보 후퇴’ 후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역량을 일본에 집중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 결과 인바디는 일본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후 일본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을 때 다시 미국 법인을 세우고 FDA 승인을 계기로 본격적인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섬으로써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1, 2위인 미국과 일본, 소위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늘 자원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빠듯한 자원하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현명하게 도모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들 대비 후발 주자인 인바디는 일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학계를 먼저 공략해 우회적으로 병원 판로를 뚫는 창의적인 시장 개척 전략을 활용했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소요되는 초기 비용을 고려해 보면 중소기업이 채택하기 쉽지 않은 전략을 택한 것이다.

 

3) 사업 초기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 아닌 독자 브랜드 전략을 활용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은 자신의 고유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기보다는 이미 성공한 해외 브랜드를 라이선싱하는 전략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인바디는 자금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업 초기부터 인바디라는 독자 브랜드를 가지고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무명의 한국 중소기업이 독자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매우 무모하고 위험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해당 전략이 성공을 거둘 경우에 발생하는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인바디가 2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역시 독자 브랜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인바디 사례는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노력으로 독자 브랜드 전략을 성공시켰을 경우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인바디가 중소기업들이 이룩하기 힘든 성과를 창조한 것은 두말할 여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인바디의 미래에 새로운 도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체성분 분석기 시장이 성장할수록 의료장비 시장의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바디가 해당 시장에 등장할 수 있는 수많은 잠재 진입기업들과 미래 경쟁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방실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박남규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namgyoopark@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19호 App Economy 2017년 2월 Issue 2 목차보기